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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을 생각하는 개똥클럽

국판 (148*210mm) ㅣ 136쪽 ㅣ 값 9,500원 ㅣ 바람의아이들 펴냄

ISBN 978-89-90878-64-9 ㅣ2008년 7월 3일

환경을 생각하는 개똥클럽

  • 출판사와 독자들이 기다리는 작가, 수지 모건스턴의 신간

     

    한국에서 해마다 꾸준히 2만부씩 팔리는 『조커』, 프랑스에서 현재까지 100만 부가 넘게 팔린 『중학교 1학년』의 작가 수지 모건스턴의 새 책『환경을 생각하는 개똥클럽』이 출간 되었다. 예순이 넘은 작가는 지난 10여 년 동안 끊임없이 한국 출판사와 독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60여 권의 작품 중 국내에서 출간 된 책만도 30여 권에 이른다.

    우리 어린이 문학이 발전하기 시작한 90년대부터 줄곧 함께 해온 그녀의 작품이 도대체 왜 한국 독자들을 사로잡는 것일까? 아마도 우리 아동문학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개성 있는 캐릭터와 뼈 있는 유머 그리고 진지한 교훈이 한 몫 할 것이다.

     

    이 책『환경을 생각하는 개똥클럽』도 결국 개똥에 대한 이야기면서도 개똥에 그치는 이야기는 아니다. 개똥을 밟아 망쳐 버린 신발에 대한 질문은 사람과 애완동물, 더 나아가 사람과 자연, 무엇보다 개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개를 혐오하는 사람들이 평화롭고 아름답게 공존하는 길을 찾기 위한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단 한번 등장함으로써 자크와 개똥 클럽의 진로를 바꿔 버린 자크 할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신다.

    “개를 교육시킨다는 건 자기 자신을 교육하기 시작하는 것이며 주인으로서의 책임감을 의식하는 것이며 개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우리가 함께 살고 있는 사회에 대한 책임감까지 의식하는 거야.” 역시 개를 키우는 것이나 클럽을 만드는 것이나 모두 만만한 일이 아니다.

    이 작품은 자크가 개를 길들이면서 자기 자신을 바꿔 나가는 이야기이며, 의견이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는 과정의 이야기이며, 발상에서 착수, 그리고 실행과 목표 달성에 이르기까지의 ‘멋진 작업’에 대한 이야기이기도하다. 작가는 한 명 한 명의 등장인물들 모두에게 생생한 생명력을 부여하고 있어서 자크와 옥타브를 비롯한 아이들은 물론 자크의 부모님과 할머니까지 각자 자기 나름의 목소리와 성격을 갖고 있다. 아, 물론 음악애호가 개 클라라 슈만(나중에 암컷임이 밝혀져 이름이 바뀐다)까지도. 역시 수지 모건스턴이라고 감탄할밖에.

    재미있게 읽다 보면 뭔가 배울 거리가 있다는 점은 애완견 키우기와도 비슷하지 않을까? 여름방학을 맞아 재미있고 유쾌한 이야기를 찾는 어린 독자들에게 강력 추천할 만한 책이다.

     

    개, 개똥, 그리고 ‘개똥 클럽’

     

    뜨거운 여름, 사람들은 하나둘 휴가를 떠나고 한낮의 도시는 좀체 생기가 없다. 이럴 땐 뭔가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도, 새로운 생각을 떠올리기도 어려운 법이다. 겨우 할 수 있는 일이란 어떤 보양식을 먹어야 할까…… 정도가 아닐지. 그래서 이맘때면 늘 삼계탕이냐 보신탕이냐 하고 고민에 빠지는 사람이 생기는 한편, 어떻게 사랑스러운 개를 먹을 수 있나요!하는 의견대립이 생긴다. 굉장히 해묵은 논쟁이지만, 개를 먹을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문제는 언제나 음식에 대한 기호 여부에 그치지 않고 문화상대주의로 확장되기 마련이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대한민국에 해당되는 일일 뿐. 다른 나라 사람들이라면, 특히 브리지트 바르도의 나라 프랑스에서라면 이런 논쟁이 있을 리 없다. 그들은 모두 개들을 자기 몸처럼 사랑하지 않나?

    『환경을 생각하는 개똥 클럽』을 보니, 꼭 그렇지만도 않은 모양이다. 파리에만도 20만 마리의 개가 살고, 매일매일 개똥이 16톤이나 배출되며, 개가 배설한 오물을 치우는 데 드는 한해 예산이 1,100만 유로나 된다고 하니 개를 사랑하려면 너그러운 성품을 가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정작 개똥으로 발생되는 온갖 문제들을 ‘문제’로 인식하는 것은 개를 키우지 않는 사람들이다.

    그리하여 4학년 같은 반 친구인 자크와 옥타브는 그 이름도 훌륭한 ‘개똥 클럽’을 결성한다. “시민들의 행복과 안전을 위해서” 개똥 없는 거리를 만들 목적으로 결성된 이 클럽에서 똥 누는 개를 발견하면 그 주인에게 개똥을 치울 수 있는 비닐봉지 두 장을 주고 끝까지 지켜보는 걸 임무로 한다. 어느 날 밤 물컹! 개똥을 밟은 자크의 경험에서 비롯된 개똥 클럽의 아이디어는 여러 아이들에게 크게 환영을 받는다. 개똥을 밟아 본 아이가 한둘이 아니였던 것, 역시 개똥이란 굉장한 문제거리였던 거다.

     

    개똥에서 비롯된 아주아주 넓고 깊은 이야기

     

    갖가지 개똥 사진을 찍어 포스터로 만들고, 열띤 의견이 오가는 모임을 갖고, 심지어 개 전용 화장실을 만들 생각까지 해내는 등 개똥 클럽은 착착 진행되는 듯 보인다. 그런데 어느 날, 자크에게 문제가 생겼다. 할머니에게서 개 한 마리를 선물받게 된 것. 똥오줌으로 카펫을 더럽히고 잠자고 있는 자크에게 오물세례를 퍼붓는 개가 예쁠 리 없지만 자크는 돌아가신 할아버지 이름을 딴 개를 돌볼 수밖에 없다. 어쨌든 할머니 선물이니까. 그런데 이 ‘샤를르 에두아르 루이 오귀스트’는 묘한 데가 있다. 밖에 나가면 반드시 정해진 자리에 가서 똥을 누고 자크의 피아노 연주를 귀기울여 듣는가 하면 학교에 갔다 온 자크를 누구보다도 반갑게 맞아준다. 개 때문에 옥타브와 사이가 어긋나는 일이 생기긴 하지만 자크는 차츰 개를 사랑하게 된다. 이제 자크는 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고, 개똥이나 개끈에 얽힌 그들의 무신경함에도 나름 사정이 있다는 걸 깨닫는다. 그래서 개똥 클럽에 맞서 개들에게 자유를 주기 위한 클럽을 결성한 친구 뤼씨를 반대파라고 쉽게 미워하지 않고, 그 애가 사고로 애완견을 잃었을 때도 진심으로 위로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는 알 수 있지만 왜 그 일을 하는지는 모른다”는 자크의 깨달음은 개똥으로부터 비롯된 생각치고는 퍽 훌륭하지 않은가?

    일상의 아주 사소한 ‘개똥’으로부터 시작해 부족한 시민정신을 깨닫고, 환경을 생각하고, 모임을 결성하면서 자기 자신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키는 ‘개똥 클럽’의 아이들. 이 책은 아이들의 머릿속, 작은 알전구가 반짝 켜질 수 있도록 자극을 주는 신선한 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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