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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판 (148*210mm) ㅣ 326쪽 ㅣ 값 8,500원 ㅣ 바람의아이들 펴냄

ISBN 978-89-90878-22-9 ㅣ2005년 7월 20일

못 믿겠다고?

  • 외딴 섬, 왕따라는 아이들의 삶


    브래들리 앞자리와 옆자리엔 아무도 안 앉았다. 브래들리는 외딴 섬이었다.-본문 7p 중

    우리 주위에는 브래들리처럼 외딴 섬인 아이들이 있다. ‘왕따’라고 불리는 아이들. 다수가 만들어 놓은 규칙을 지키지 않고 어딘가 모자라 보이며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아이.
    『엄지손가락의 기적(The holes)』으로 뉴베리 상을 수상한 루이스 새커는 ‘왕따’라는 까다롭고 육중한 주제를 담담한 이야기와 문체에 유머를 버무려 놓아 독서의 즐거움을 만끽하게 한다.  
    브래들리. 5학년이지만 4학년을 두 번 다녀 또래들보다 나이가 많은 아이. 툭하면 ‘못 믿겠다고?’를 내뱉으며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아이. 괜히 애들에게 싸움을 거는 아이. 교과서와 노트를 수업 시간의 장난감으로 일삼는 아이. 주변 사람들이 ‘행동 장애를 겪는 아이’라해도 자기가 먼저 그들을 미워해 버리면 남들이 뭐라 하든 아무 상관없는 브래들리는 홀로 거대한 세상을 왕따 시키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런 삶에 새로운 아이가 끼어들었다. 전학생 제프, 제프는 선의의 모습으로 브래들리에게 다가간다. 견제하고 싶지만 마음속에서는 이미 제프를 받아들여버린 브래들리. 습관이 되어버린 못된 행동과 모범생이라는 삶의 방식은 서로에게 타협을 요구하고 마찰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다 ‘친한’ 사이가 되지 못하고 떨어져 나간 친구들. 친구에 대한 미움과 자기 자신에 대한 미움으로 가슴이 아린 아이들. 자존심 때문에 다시 당당해져 세상을 왕따 시키는 삶으로 돌아가는 생활. 이런 사건의 반복들로 나날을 채워가는 아이의 삶은 그 행동이 잘 됐든 못 됐든 치열하게 살아가는 에너지가 느껴져 읽는 이의 기분을 심란하게 만든다. 단지, 책 속의 이야기가 아니라 책 밖 우리 이야기이기에 더욱더.

     

    자신을 사랑하게 해줄 부드럽고 유머러스한 책


    ‘브래들리와 우주 사이에는 열려 있는 문이 하나도 없다는 걸 나는 알았다.’ 옮긴이의 말처럼 브래들리는 제프를 통해 많은 것이 깃든 우주를 향해 나아갈 수 있었지만 다시 제자리다. 우주에 사는 많은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자신에게 득이 되는 사람을 사귀길 원한다. 문제아로 낙인찍힌 브래들리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는 말. 하지만 상담사 칼라 선생님은 다르다. 남들처럼 계산하지 않고 브래들리 자체를 좋아해 준다. 선생님은 대화로 눈빛으로 책으로 편지로…… 선생님을 통해서 오는 모든 것은 믿음과 사랑이 깃들어 브래들리에게 다가온다. 
    그것들은 혼자보다는 우주가 더 재미있을 거라고 가르치지 않고 깨닫게 만든다. 우주에 편입되도록 브래들리가 난생 처음 시도한 ‘숙제’는 잃어버리지 않을지, 범위가 맞는지, 온통 불안과 걱정거리여서 숨쉬기가 힘들 정도지만 제 스스로 시도를 했다는 것 자체만으로 우주는 브래들리에게 기운다. 친구의 생일 선물을 준비하고 게임을 하면서 홀로가 아닌 ‘함께’. 브래들리에게는 기적 같은 순간이 일어난 것이다. 
    오늘도 거짓말쟁이라 불리면서 눈 부릅뜨고 ‘못 믿겠다고?’를 연발하는 어린이의 삶이 이 한 권의 책에 더함도 모자람도 없이 적당히 놓여 있다.    
    아이들의 말을 듣고 이야깃거리를 얻는다는 작가는 브래들리의 말을 들은 것처럼 왕따의 삶을 생생하고 아주 적나라하게 펼치며 독자의 심리를 건드린다. 초등 고학년을 대상으로 가장 재미있는 책을 쓰는 사람 가운데 하나라는 미국 독자들의 말마따나 독서에 대한 기대를 충분히 충족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