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판 | 192쪽 | 9,500원 | ISBN 978-89-90878-05-2|2004.04.28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는 동화작가 이경혜가 처음으로 쓴 중학생 소설이다.
유미의 단짝친구 재준이가 어느 날 갑자기 죽어버렸다. 일기장 하나 덩그러니 남겨 놓고……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내 죽음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일기장에 쓰여져 있는 죽음의 의미를 찾으려고 하는 독자는 실망할지 모른다. 그 의미는 유미도, 작가도 모른다. 아니, ‘아직 떠날 수 없는 나이에 꽃잎이 흩날리듯 사라져 간’ 아이. 그 아이의 죽음에 의미 같은 게 있기나 한 걸까?
이경혜는 글이란 어떤 영혼이 작가의 몸을 통해 들어왔다가 나가는 것이라고 믿는 작가이다. 그 때문일까, 작품 속의 아이들이 충격적일 정도로 생생하게 살아 있다. 사랑하고 상처받고 헤어지면서 아파하는 아이들, 아픈 만큼 성숙하는 아이들의 적나라한 모습은 묘하게도 읽는이의 마음을 진정시키는 데가 있다. 청소년이라면 문제덩어리로만 생각하는 어른들의 걱정을 단박에 잠재우는 힘이 있다.
문제아라 불리는 유미는 전학 온 학교에서 늘 혼자다. 평소 아이들을 무시하는 선생님이 유미를 혼내다 오히려 할 말을 잃는다. 선생님이라도 잘못된 것 당당히 말하는 유미의 모습에 매력을 느낀 소심하고 평범한 재준이는 유미와 친구가 되고 싶어 한다. 콧대 높은 유미는 콧방귀를 뀌지만 결국 혼자라는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내키지 않지만 재준이와 친구가 된다. 그러던 중, 유미와 재준이는 서로 실연의 상처를 위로하다가 연인보다도 더 좋은 이성 친구 사이가 된다. 그런데 어느 날 재준이가 오토바이 사고로 어이없이 죽어버렸다. 단짝 친구가 죽었는데 시험 보고, 밥 먹는 것 따위가 무슨 소용 있을까. 재준이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유미는 고통스러운 가슴앓이만 겪는다. 그러다가 재준이 어머니에게서 재준이가 남기고 간 일기장을 받는다.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내 죽음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일기장 첫 장에 쓰인 글은 유미를 겁나게 한다. 그러나 다행히도 재준이는 자살을 한 것이 아니다. 유미가 알기에 재준이는 그럴 수 있는 아이가 아니다… 재준이 죽음의 원인을 알아내고자 일기를 한 장 한 장 읽어나가던 유미에게 찾아드는 것은 ‘남자 친구’가 아닌 그냥 친구 재준이, 그 아이와 함께했던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이 소중한 우정의 기억과 동시에 실연의 상처 그리고 허망했던 짝사랑의 기억들……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재준이의 일기장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