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맥 글·그림 | 하정희 옮김 변형판 (634*274) | 32쪽 | 값 14,000원 발행일 | 2021년 12월 8일 펴낸곳 | 바람의아이들 ISBN | 979-11-6210-173-5
이건 또 뭐지?
해적과 코끼리떼, 하늘을 나는 고래, 개구리 마법사
이상한 존재로 가득한 신나는 세계
인류는 아주 오래전부터 이야기를 짓고, 엮고, 나누어 왔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나 나라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못된 계모와 서글픈 의붓딸은 어떤 결말을 맞았는지, 거인과 난쟁이와 말하는 동물들은 왜 그렇게 놀라운 일들을 벌이는지, 이야기하고 또 이야기했다. 어린이들은 그 누구보다도 이야기에 열광한다. 그 어떤 시시한 이야기에도 귀 기울여 주는 어린이들이 없다면 옛이야기는 진즉에 샘이 말라 버렸을 것이다. 어린이들은 이야기를 진짜로 믿고, 진심으로 즐기며, 이야기를 지켜내는 수호자들이다. 만약 어린이 시절을 겪지 않고 어른이 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분명히 이야기에 시큰둥할 것이다. 이야기에 관한 한 어린이들은 언제나 맨 앞자리에서 웃음을 터뜨릴 준비가 되어 있다.
제프 맥의 그림책 『이건 또 뭐지?』는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이야기 그 자체에 주목한다. 장소는 도서관. 도서관에는 사람들이 많지만 모두들 각자의 이야기에 빠져 있다. 모두가 같은 장소에 있지만 사실은 저마다 다른 장소를 헤매는 중이다. 도서관 서가에 꽂힌 수많은 책들은 각자의 이야기들을 담고 있고, 이야기가 필요한 사람은 책장을 펼치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어떤 어린이에게 책은 조금 따분해 보인다. 그렇다면 그런 아이들조차 혹하게 만들 주문 하나가 있다. 귀를 쫑긋 귀울이고, 눈을 동그랗게 뜰 수 있는 마법의 주문. 바로바로, “이야기 하나 해 줄게!”
책장을 펼치든, 이야기에 귀 기울이든 이야기가 시작되고 나면 이제 돌이킬 수 없다. 이야기 속에 들어가는 순간, 우리 모두는 속수무책일 터. 해적들이 슬금슬금 다가와 우리를 위험에 빠뜨리기도 하고, 사자가 으르렁거리거나 코끼리 떼가 흙먼지를 일으키며 몰려들기도 한다. 집채만 한 아기 공룡이나 하늘을 나는 범고래도 출몰한다. 이야기 속에서는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어서 웃기는 가발을 쓴 외계인이 나타나 우리를 공중으로 들어올릴지도 모른다. 아아, 외계인에게 납치가 된다니, 이제 어쩌지? 하지만 걱정 마시라. 보랏빛 망토를 입은 개구리 마법사가 나타나 우릴 구원해줄 테니까. 개구리 마법사는 나비 수만 마리를 동원해서 우리를 구해 준 다음, 그 대가로 뽀뽀를 해 달라고 할 테지만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지면 탁! 책을 덮으면 그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