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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와 괴물이빨

루도빅 플라망 글 | 엠마뉴엘 우다 그림 | 김시아 옮김 | 변형판형 (230*300) | 26쪽 | 값 14,000원 | 발행일  2021년 6월 7일 | 펴낸곳  바람의아이들| ISBN 979-11-6210-105-6

에밀리와 괴물이빨

  • 에밀리와 괴물이빨의 주인공 에밀리는 무엇이든 모으고 그리기를 좋아하는 아이다. 한 살 때는 바구니와 가방, 냄비를 온갖 잡동사니로 채우기도 하고 세 살 때는 벽에 도화지를 붙여놓고 자신이 상상한 환상적인 사물과 동물을 가득 그려 넣기도 한다. 다섯 살이 되어 에밀리는 매일 온갖 물건을 방 안에 들어놓는다. 조약돌, 조개껍질은 물론 꽁초, 바닷모래, 살아 있는 새와 죽은 새까지. 어른이 보기에는 전혀 가치가 없어 보이고 심지어는 위험해 보이기까지 하는 물건들을 가득 쌓아두고는 방 안에 틀어박힌다. 그런 에밀리에게 방은 자신이 세운 왕국이며 자신은 그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는 여왕이었을 것이다. 그러니 외부 존재인 가족들을 방 안에 들이지 않으려는 것은 당연한 행동이다.

    그러나 아이가 방 안에 틀어박혀 있는 것을 좋아하는 부모가 어디에 있을까. 가족들은 에밀리를 걱정하며 자꾸 방 밖으로 끌어내려 하지만 에밀리에게 가족의 목소리는 마냥 잔소리처럼 들린다. 그리하여 더 깊이 자신의 안락한 방으로 깊게 숨어들던 에밀리는 그곳에서 환상적인 존재, 괴물을 만난다. 괴물은 빨간 머리에 나무 뿔을 달고 있다. 단숨에 에밀리를 삼켜버릴 정도로 크지만 지금은 배탈이 나서 그럴 수가 없다고 말한다. 그때 에밀리는 용감하게도 괴물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한다. 자신이 배탈을 없애주겠다고. 그 대신에 자신이 무사히 살아 돌아갈 수 있게 해 달라고.

    에밀리와 괴물이빨은 불안을 깨고 나오는 아이의 성장담을 그리며 내면의 힘을 기를 수 있는 용기를 북돋는다. 에밀리가 괴물을 무찌르고 방문 밖으로 나오자 가족들은 오래도록 이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에밀리에게 간식을 내어주고, 소풍을 온 것처럼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그 무조건적인 환영은 이제 막 방 밖으로 나선 아이에게 큰 안도감과 기쁨을 줄 것이다. 결국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그와 같은 강박과 불안은 모두가 겪는 일이다. 그리고 아이에게나 어른에게나 자신이 방 문을 열고 세상 밖으로 나오기를 기다려줄 사람들이 필요한 법이다. 에밀리와 괴물이빨은 독특한 그림체와 내면을 들여다보는 강렬한 서사로,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힘을 선사한다. 그 묵직한 힘이 새로운 그림책에 목말라하는 한국의 독자들에게도 신선한 충격을 주리라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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