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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에게

국판 (148*210mm) ㅣ 112쪽 ㅣ 값 8,500원 ㅣ 바람의아이들 펴냄

ISBN 978-89-94475-62-2 ㅣ2015년 9월 15일

내가 너에게

  • 진실을 마주하게 하는 낯설고도 익숙한 이야기

     

    ‘괴담’이란 늘 우리 곁에 존재해 왔다. ‘학교 괴담’ ‘여고 괴담’ 등 괴담을 소재로 하는 영화들이 나올 만큼 많은 괴담들이 학교를 배경으로 한다. 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괴담이 유난히 많은 이유는 학교가 그만큼 다양한 이야기들이 숨어 있는 곳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야기들은 때때로 숨겨져 있는 또 다른 이야기들을 품고 있으니까. 낯설고 기이한 이야기들의 이면에는 어떠한 ‘진실’이 자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내가 너에게』는 학교를 배경으로 일어나는 기묘하고도 환상적인 여섯 편의 이야기들 그리고 그 속에 담겨진 진짜 이야기들을 보여 주고 있다.

     

    어느 날 만난 또 다른 시선들

     

      「내가 너에게」와 「낯설고도 익숙한」은 인물들이 겪는 비현실적인 현상을 통하여, 그동안 인식하지 못하고 있던 현실의 또 다른 모습에 눈을 돌리게 하는 작품들이다. 「내가 너에게」에서는 왕따의 가해자로 원치 않게 전학을 온 아이 앞에 나타난 기묘한 아이의 이야기를 통하여, 가해자의 입장에서 외면하고 있던 섬뜩하고 가슴 아픈 이야기를 마주하게 한다. 「낯설고도 익숙한」은 어느 날 갑자기 아주 작은 소리도 크게 들리게 되는 준영의 이야기를 통하여, 주변에 눈과 귀 그리고 마음을 열어둘 것을 이야기 하고 있다.

    이 작품들의 등장인물들은 갑자기 들이닥친 환상적인 상황으로 인하여, 자신이 알고 있던 현실의 또 다른 면을 포착하게 된다. 빛의 각도에 따라 여러 가지 빛깔로 빛나는 스펙트럼처럼, 이야기는 한 가지 모습만이 아니라 다양한 빛깔을 띠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며, 시선과 마음을 넓혀서 다른 이의 마음에 귀를 기울여 보는 것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것이다.

     

    많은 것을 달라지게 하는 건, 단 한 번의 용기!

     

      「숨바꼭질」과 「문」은 장애물 앞에서 겁먹고 주저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응원하는 작품들이다. 「숨바꼭질」에서는 자신의 마음을 숨기는 민지에게 나타난 오래된 이끼 정령의 이야기를 통해, 꽁꽁 웅크리지 말고 스스로도 손을 내밀어야 친구를 사귈 수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문」에서는 시간이 멈추는 사건으로 인해 문제아 학생 태호에게 맞설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민우가 결국 용기를 내는 모습을 보여 준다.

    커다랗게만 보이는 문제들 앞에서 용기를 내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아이건 어른이건 장애물을 외면하지 않고 힘껏 도약하여 뛰어 넘었을 때, 그 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눈부신 성장을 해 내게 된다. 그리고 때로는 매우 어려워 보이던 문제들이, 직접 부딪혀 보면 생각보다 쉽게 해결되기도 한다. 수많은 도약을 이루어낼 어린이 독자들을 위하여, 힘차게 용기 내어 장애물을 성장의 디딤판으로 삼아 발돋움 할 수 있기를 응원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어제와 다른 오늘, 오늘과 다른 내일을 위하여

     

      「그날의 오늘」과 「헛것」은 아이들이 한번쯤 상상해 보았을 환상적이고 흥미로운 사건들이 펼쳐지며, 속도감 있는 이야기나 으스스한 괴담을 좋아하는 아이들의 기대감을 한껏 채워 줄 수 있으리라 기대되는 작품들이다. 과거로 돌아가 단 하루를 다시 겪어 낼 수 있다면 어떨까? 「그날의 오늘」의 동규는 자신의 학교생활을 망쳐버렸던 학기의 첫날로 돌아가게 된다. 모든 이야기가 술술 풀리면 얼마나 좋으랴만은 과거로 돌아간 동규가 과거의 그날을 멋지게 바꿔 놓는 것을 꽤나 힘이 든다. 「헛것」에서는 쏟아지듯 비가 내리는 시험 날, 학교의 커다란 느티나무 주변에 나타난 어떤 형체 때문에 아이들 사이에 한바탕 소동이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어제와는 다른 상황을 맞이하게 된 두 이야기의 아이들은 당혹스러워하고 우왕좌왕한다. 그렇지만 「그날의 오늘」의 동규는 ‘그날의 오늘’을 멋지게(?) 바꿔 내고, 「헛것」의 아이들은 빗속에서 나타난 형상을 쫓아가다가 학교의 커다란 느티나무 그늘이 얼마나 커다랗고 아늑한지, 빗소리는 얼마나 듣기 좋은지를 느끼게 된다.

      과거를 바꾸는 일이나, 시험이 취소되고 친구들과 운동장으로 나가는 일은 아이들에게 얼마나 신이 날까? 이 두 작품은 판타지 작품이 주는 즐거움을 한껏 채워주며 작은 행동 혹은 단 한 번의 사건으로 이후의 일들이 변화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오늘은 내일의 어제와 같기에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에게 더욱 행복한 내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내가 너에게』에 담긴 여섯 편의 이야기들은 각기 다양한 형태로 ‘진실을 마주하는 것’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진실을 마주하는 것에는 용기가 필요하며, 그 용기는 삶을 한층 풍성하고 행복하게 해줄 거라는 믿음과 응원이 가득 담긴 이 작품은 아동문학의 환상성이 가지고 있는 장점들을 적극 발휘하여 으스스한 학교 괴담을 읽는 것 같은 독특한 즐거움 또한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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