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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었다

국판 | 144쪽 | 9,000원 | ISBN 978-89-90878-76-2|2009.05.01

나는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었다

  • 청소년소설과 추리소설, 그 멋진 만남 

     

    이 작품의 제목『나는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었다』는 이중의 의미를 갖고 있다. 먼저 자신에 대해서 말할 수 있었던 마르텡은 이 끔찍한 사건의 소용돌이에서 혼란을 겪는다. 그럼에도 형의 무죄를 확신하는 믿음으로 진범을 밝혀내고(이 믿음이 없었더라면 마르텡의 가족은 몰살을 면키 어려웠을 것이다.) 자신과 관련된 모든 것을 알아간다. 

    그렇다면 또 다른 의미는? 브리스와 마르텡에게 ‘피를 나눈 형제’가 또 있었다는 것. 브리스를 꼭 닮은 그 형제가 진범이라는 것! 마르텡이 무수한 의문표를 헤치고 도달한 곳에는 지금껏 존재하는 줄도 몰랐던 배다른 형 로스캉이 있다.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끔찍한 연쇄살인범으로 나타난 로스캉. 

    마르텡이 로스캉을 맞닥뜨리기까지, 그리고 결국 로스캉이 경찰에 체포되기까지는 공포와 불안, 긴장으로 숨이 막힐 듯하지만 정작 문제는 로스캉이 잡히고 난 뒤다. 이젠 누구도 그 사건이 있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연쇄살인범으로 나타난 배다른 형제 로스캉, 누명을 쓰고 투옥되었던 브리스, 아들의 절박한 호소를 들어주지 않았던 부모, 그리고 사건의 한가운데서 모든 걸 겪어야 했던 마르텡. 모든 일은 벌써 드러났고, 더 이상 감출 수도 외면할 수도 없는 것이다. 그리고 알고 보면, 삶이란 원래 그렇게 돌이킬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하엘 올리비에는 특별히 한국 독자들에게 남긴 서문에서 추리소설에 대한 진지한 관심과 특별한 애정을 이야기한 뒤, 청소년들을 위한 추리소설을 쓰게 된 이유에 대해 들려준다. 추리소설이 문학이 아니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소설이란 무엇보다 ‘이야기’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청소년용’ 추리소설을 구상하면서 고민했던 부분을 어떻게 해결했는가 하는 팁까지. 그리고 이 한편의 추리소설을 통해 격정적이고 복잡한 인간 내면의 한복판으로 푹빠져 들어가기를 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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