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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어, 내가 원치 않아도

국판 | 192쪽 | 9,000원 | ISBN 978-89-90878-79-3|2009.06.30

바람이 불어, 내가 원치 않아도

  • 죽지 마! 알았어, 자식아!

     

    전작『중학생 여러분』에서 평범한 중학생 아이들의 일상적이고도 사실적인 생활을 유쾌한 톤으로 그려 보인 작가 이상운은 이번 작품『바람이 불어, 내가 원치 않아도』에서 남자아이들의 우정을 다룬다. 싸움꾼 남자아이가 주인공이고 폭력장면을 상당히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품의 분위기는 꽤 감상적이다. 그리고 이런 분위기는 애써 ‘쿨한 외톨이’로 지내던 현태가 자기 자신을 똑바로 응시하기까지의 과정을 다루기에 무척이나 적절해 보인다. 청소년소설이 가져야 할 단 하나의 핵심이 있다면 ‘성장’일 테고, 성장은 아무래도 아프기 마련이니까. 

    한편, 작가는 책의 뒷부분에 수록되어 있는 ‘소나기가 오지 않은 어떤 가을날’이라는 글을 통해 이 작품을 쓰게 된 계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이 글을 읽고 나면 지훈이가 끝없이 불안하고 위태로워 보인 까닭을 더욱 잘 이해하게 된다. 그만큼 이 글에는 대학입시라는 사슬에 꽁꽁 묶여 고통받고 있는 이 땅의 청소년들, 그리고 결국 참지 못하고 자기 길을 가 버린 젊은 친구들에 대한 연민과 기성세대로서의 죄의식, 죄인들로 가득한 현실에 대한 분노가 가득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 소박한 청소년소설 한편에는 이땅의 수많은 ‘지훈이’들에게 미안하다고, 다 우리 잘못이라며 슬프고 아픈 심정이 담겨 있는 셈이다. 어둡고 무거운 현실, 그러나 어쨌든 이 시대를 살아내야 할 우리 모두에게『바람이 불어, 내가 원치 않아도』는 책을 읽는 동안 마음을 울리고, 다 읽고 난 다음엔 오래오래 생각할 수 있는 좋은 청소년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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