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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형 판형 | 320쪽 | 12,500원 | ISBN 978-89-9087-884-7|2010.05.20

양파 이야기

  • 인생은 양파다 - 최윤정 에세이 『양파 이야기』

     

    『양파 이야기』는 최윤정이 그간 출판사 ‘바람의아이들’의 다음 카페 ‘미래의 독자’에 틈틈이 써 왔던 에세이들을 골라 모은 책이다. 단순하고 군더더기 없는 대신 의미가 다소 아리송한 『양파 이야기』란 제목은 ‘인생은 양파다’란 글에서 왔다. “만만하고 흔한 야채지만 잘 골라야 하고, 만질 때도 마음을 딴 데다 두지 않고 살살 다루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뭔가 망친 기분이 들고, 눈물이 날 수도 있다. 그뿐인가, 잠시 방치하면 어느새 줄기가 자라나 아예 못 먹게 된다.” 그러니 양파만큼 인생에 대한 비유로 적절한 게 또 있을까. 결국 『양파 이야기』는 최윤정이 들려주는 그녀의 인생 이야기이다. 

    명문대를 나와 일찌감치 프랑스 유학을 갔다 온 지식인이며 이름 있는 번역가로, 아동문학 평론가로, 출판사 대표로 바쁘게 살아가는 성공한 여성으로서 최윤정에 대해서 알고 싶다면 『양파 이야기』는 좀 허술해 보일지도 모르겠다. 어떻게 공부를 했고, 어떻게 외국어를 익혔는지, 어떻게 문학 수업을 했고, 어떻게 출판사 대표가 되었는지 등등 자랑을 늘어놓거나 허세를 부리는 구석은 찾아보기 어려우므로. 그것은 이 글들이 애초에 그런 업적(?)을 궁금해 하지 않는 독자들을 대상으로 씌어진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최윤정이 그런 것들을 이야기할 줄 모르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밥 짓는 이야기를 통해 봄을 이야기하고, 나란히 자리 잡은 동네 슈퍼 두 곳 중 어디를 가야 주인할머니들에게 덜 미안할까 신경 쓰면서도 대학병원 대기실에 앉아서는 ‘불쌍한 환자들, 망할 놈의 의사들! 이놈의 병원, 당장 끊어버려야겠다’고 속엣말을 하는 사람에게 허세가 있을 리 없다. 게다가 최윤정은 “어린이문학의 좋은 점은 넋두리와 자기과시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분명히 이야기한다. 따라서 『양파 이야기』에 담겨 있는 것은 넋두리와 자기과시가 아닌, 문학을 업으로 삼은 여성의 예민한 자의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