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글을 쓰고 책을 만들어온 작가가 뒤늦게 만난 선과 색
최윤정의 드로잉 에세이 『선의 충동』은 바로 예술의 존재 의미에 대해 질문하는 책이다. 저자는 조르주 바타유, 장 다비드 나지오 등을 우리말로 옮긴 프랑스어 번역가이자, 90년대 이후 한국 아동문학의 발전을 이끌어온 대표적인 아동문학평론가로 평생 글을 쓰고 책을 만들어온 인물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미술교육을 거친 것은 아니지만 저자가 이십여 년 간 갈고 닦아온 그림 작업은 진지하고 본격적이다. 때로는 활달하고 거침없는 선이 페이지를 가로지르고, 때로는 뜯어붙이고 덧대어 그린 콜라주가 화면을 가득 메운다. 저자는 모든 어린이는 예술가로 태어난다는 피카소의 말에 기대어 한때 어린이였던 모든 인간은 예술가였다고 믿으며, “드로잉이란 보이지 않는 힘이 보이는 것으로 전환되는 순간”이라는 요셉 보이스의 말을 디딤돌 삼아 그림을 그린다. 따라서 그의 드로잉은 근사한 미술 작품을 완성하기 위한 작업이라기보다 지극히 인간적인 존재 방식이자 한 인간이 자기 자신으로 온전히 존재하고 그 과정에서 위로와 보상을 받는 행위가 된다. 그리고 선을 긋고 그림을 그리는 행위를 마음을 다스리는 일로 바라보게 되면 어째서 예술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인지 이해하게 된다.
드로잉 콜라주 에세이
작가, 번역가, 평론가. 연세대학교와 파리 3대학에서 불문학을 공부했으며, 현재 바람의아이들 대표로 있다. 1995년 《작가세계》 여름호에 발표한 오정희론 「부재의 정치성」으로 비평 활동을 시작했다. 저서로는 에세이 『우호적인 무관심』 『입안에 고인 침묵』, 평론집 『책 밖의 어른 책 속의 아이』 『슬픈 거인』 등이 있다. 번역서로는 『미래의 책』 『문학과 악』 『미술과 정신분석』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등의 비평서와 『난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아』 『악마와의 계약』 『스파게티 신드롬』 『딸들이 자라서 엄마가 된다』 『늑대의 눈』 등 다수의 소설 및 어린이·청소년 도서가 있다. 2010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문화예술 공로훈장을, 2017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