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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도록 시끄러운 정적에 관하여

사라 데센 지음 | 박수현 옮김

변형판 (148*210) | 434| 17,800

발행일 | 2023224

펴낸곳 | 바람의아이들

ISBN | 979-11-6210-201-5

미치도록 시끄러운 정적에 관하여

  • ★★★ 스쿨 라이브러리 저널 최고의 영어덜트 소설이다★★★

    ★★★ 뉴욕타임스, 아마존 수백만 베스트셀러 작가 사라 데센의 대표작 ★★★

    ★★★ 미국도서관협회가 선정한 최고의 청소년 소설 ★★★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울리는 목소리

    쉬이이, 애너벨, 나야……

     

    어떤 선택의 순간들이 있다. 아주 결정적이고 중요하지만 한번 선택하고 나면 돌이킬 수 없는 순간들. 어렸을 때부터 매 순간 함께했던 소꿉친구와 피자를 데워 먹으며 영화를 볼까, 아니면 매력적인 새 친구를 따라 짝사랑하는 오빠가 있는 파티에 갈까. 성폭력 피해를 당하고도 친구의 남자친구에게 접근했다는 누명을 쓰게 되는 순간, 아무 일도 없길 바라며 그냥 그 자리를 뜰까, 아니면 큰 소리로 자신의 억울함을 털어놓을까. 모든 선택은 신중해야 하지만 언제나 충분한 시간이 있는 것은 아니다. 순간적인 선택을 내리고, 남는 것은 선택의 결과를 감당하는 일뿐이다. 하지만 아직 여러모로 미숙하고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조차 모르는 십 대에게는 너무 가혹한 일이다.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제대로 바로잡는 일은 얼마나 어려운지.

    미치도록 시끄러운 정적에 관하여의 주인공 애너벨은 어렸을 때부터 언니들을 따라 광고 모델 일을 하고 있는 고등학생이다. 다정한 부모님과 예쁜 언니들,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근사한 집, 새 학기에 맞춰 방영되는 지역 백화점 광고. 겉보기에는 아무 걱정 없고 화려한 생활을 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점심시간을 함께 보낼 친구가 없다. 몇 년 동안 붙어 다니던 친구 소피는 자신의 남자친구 윌을 유혹했다며 볼 때마다 창녀라고 비난하고, 소꿉친구 클라크하고는 말도 안 하는 사이다. 소피하고 사이가 틀어지면서 학교생활은 엉망진창이 되고 만다. 둘째 언니 휘트니는 거식증으로 고통받고, 언니 때문에 집안 분위기도 뒤숭숭하니 애너벨이 의지할 데라고는 어디에도 없어 보인다. 귓가에는 늘 쉬이, 애너벨, 나야.” 하는 윌의 소름 끼치는 목소리가 들리고, 급기야 많은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소피는 애너벨을 몰아붙인다. “내 남자 친구 옆에 얼씬거리지 마. 알아들어?” 그렇게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다고 느낀 순간, 누군가 커다랗고 따뜻한 손을 내민다. 거구에다 엄청나게 폭력적이라고 알려진 오언 암스트롱. 오언은 애너벨에게 구원이 될 수 있을까?

    이야기는 상업주의에 반대하며 지역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는 괴짜 오언과 가까워지면서 애너벨에게 생기는 어떤 변화의 과정을 따라간다. ‘화 다스리기라는 심리 프로그램을 수강하고 있는 오언은 애너벨에게 자신에 대한 모든 것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애너벨은 오언을 통해 괴상한 음악들을 알게된다. 그렇게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애너벨은 중요한 질문들을 떠올리게 된다. 거짓말을 하는 것과 정직하게 말하지 않는 것은 과연 다른 일일까, 그동안 나는 나 자신에게 얼마나 솔직하게 살아왔을까. 애너벨은 너그럽고 생각이 깊은 오언에게 큰 위안을 받고 자신을 되돌아본다. 학교에서는 부쩍 가까워진 애너벨과 오언을 두고 미녀와 야수라며 놀라워하지만 알 게 뭔가. 둘은 운명처럼 사랑에 빠진다.

     

     

    거짓말과 그냥 말하지 않기, 있는 그대로 말하기

    선택의 순간, 우리는 어떻게 스스로에게 솔직해질 수 있을까?

     

    미치도록 시끄러운 정적에 관하여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미국 하이틴 문화를 바탕에 두고 있는 청소년소설이다. 파티와 밴드 공연, 자동차 안에서 나누는 내밀한 대화, 고등학생이 진행하는 지역 라디오 방송, 진로를 탐색하며 좌충우돌하는 언니들, 음악과 패션을 두고 다투는 취향과 라이프 스타일의 문제 등등.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그려지는 모든 장면들이 미국 중산층 십대의 흥미진진한 삶을 간접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동시에 미국의 하이틴이라고 해도 십 대들이 가진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와 동일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매력적이지만 심술궂은 친구에게 어떻게 휘둘릴 수 있는지, 친구 관계란 얼마나 얄팍하고 깨지기 쉬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구로부터 얼마나 큰 위안을 받을 수 있는지, 그러니 사람과 사람이 서로에게서 느끼는 친밀함이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애너벨은 오언과 가까워지며 고통스러운 기억에서 해방되는가 싶지만 소피의 새로운 친구 에밀리가 윌에게 성폭행을 당하면서 이야기는 반전을 맞는다. 에밀리는 애너벨과 달리 윌을 법정에 세운다. 솔직하게 말하지 않는 것으로 거짓말을 피해 온 애너벨은 뿌리부터 흔들리고 오언과의 사이도 흔들리고 만다. 모든 문제를 진짜로 해결하는 방법은 애너벨 스스로 찾아낼 수밖에 없다. 자기 마음속을 들여다보고 정직해지기.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똑바로 알아보기. 알고 보니 쉬이이, 애너벨, 나야.” 하던 끔찍한 목소리는 윌이 아니라 애너벨의 목소리였다. 마침내 애너벨은 이 모든 일을 끝장내기로 한다.

    미치도록 시끄러운 정적에 관하여는 애너벨의 성폭력 피해와 새로운 사랑 이야기를 중심으로 하지만, 한편에는 커스틴과 휘트니 두 언니의 방황과 탐색을 주변 서사로 다룬다. 우연히 듣게 된 대학 강의를 통해 커뮤니케이션 공부를 하고 영화를 만드는 커스틴과 모델 일을 하다 거식증을 앓게 되지만 차츰 회복해가며 내면이 단단해져 가는 휘트니는 애너벨의 또 다른 자아이기도 하다. 애너벨과 오언이 나누는 대화도 그렇지만 이 소설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놓인 소통의 장애와 극복을 중요한 테마로 다룬다. 전면을 유리로 만들어 훤히 비치는 애너벨의 집, 광고 속에서 완벽한 여학생을 연기하는 애너벨, 오언이 부르짖는 좋은 음악의 조건, 커스틴이 만드는 영화 등등은 겉으로 보이는 것과 속에 담긴 내용이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 깊이 생각해 보게 한다. 결국 솔직히 털어놓지 않으면 진짜 마음을 알 수 없다는 단순한 진실에 대해서도. 이 작품은 흥미로운 하이틴 로맨스이자 진지한 청소년소설이고 반짝이는 은유와 상징이 가득한 근사한 이야기이다. 좋아하는 여자애에게 시디를 구워 건네는 어느 시절의 낭만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복고 취향을 지닌 독자들에게도 환영받을 만하다. 어느 모로 보나 모든 독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좋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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