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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가 졸졸 따라와

안점옥 지음 | 국판 (148*210) | 156| 13,000원 | 발행일 20221111

펴낸곳바람의아이들|  ISBN 979-11-6210-196-4 [74800] | SET ISBN  978-89-90878-00-7

유튜브가 졸졸 따라와

  • 지금, 여기의 어린이들 이야기

    자신의 재능과 가능성을 탐색하고 기쁨을 찾아가는 일

     

     

    초등학생 안주찬,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되다

    안녕하세요, 초등 한 끼입니다!”

     

    초등학생 장래희망으로 유튜브 크리에이터(유튜버)가 손꼽히게 된 지도 오래다. 처음에는 그저 취미생활이나 오락거리로 보이던 유튜브의 동영상 컨텐츠가 엄청난 조회 수를 기록했다거나 어떤 유튜버의 수입이 어마어마하다거나 하는 뉴스가 많아지면서 그럴 법하다고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활자나 텍스트보다는 이미지와 영상에 더 익숙한 세대이니만큼 어린이들에게 동영상 공유 플랫폼이 가진 영향력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도 받아들일 수밖에. 그러면서도 어른들은 진지하게 동영상을 제작하거나 공유하는 아이들을 보며 한편으로는 미심쩍어한다. 어린 마음에 유명 유튜버를 보고 혹했을 뿐이라고, 한때 지나가는 어린애들 장난일 뿐이라고, 그러니까 저러다 말 것이라고. 정말 그럴까?

    안점옥의 유튜브가 졸졸 따라와은 요리 유튜버가 된 초등학생을 주인공으로 어린이들에게 동영상 공유가 갖는 의미를 진지하게 탐색하는 이야기다. 아주 어릴 때부터 예민하고 섬세한 입맛을 갖고 있던 주찬이는 우연한 기회에 초등 한 끼라는 채널을 운영하게 된다. 학교 숙제를 위해 만든 동영상을 통해 흥미를 느끼면서 돈도 없고 요리 실력도 별볼일 없는 초등학생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기 시작한 것. 그러다 유명 토스트 프랜차이즈에서 케첩을 바꿨다는 사실을 알아내면서 그야말로 빵, 뜬다. 이제 주찬이는 같은 학교 학생들 사이에 유명해지고, 담임선생님의 딸이 인사를 전하는가 하면 이웃집 아주머니에게 협찬까지 받는 명실상부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된다. 저 애가 그 초등 한 끼래. !

    그러나 구독자가 늘고 업로드한 동영상이 호평을 받으면 받을수록 주찬이의 부담은 커져만 간다. 인기와 관심을 유지하려면 규칙적으로, 너무 간격이 뜨지 않게, 언제나 새로운 컨텐츠를 생산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단짝 친구 나정이가 PD로 결합해 의욕을 불태워 보지만 금세 한계에 다다른다. 주찬이의 섬세한 입맛을 이용해 콜라나 감자칩을 가려내다 슈크림빵에서 막히게 된 것이다. 결국 주찬이와 나정이는 구독자들 모르게 슈크림빵에 표시를 해두는 조작 방송을 하기에 이른다. 모든 방송이 그렇고 그런 거 아니겠어? 가벼운 마음으로 한 일이지만 거짓 방송을 했다는 사실은 주찬이와 나정이 마음을 짓누르고, 결국 둘 사이도 서먹해지고 만다. 만드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그렇게 진지한 건 아니라고, 다들 어느 정도는 감안하고 보는 거라고 생각해 보지만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급기야 주찬이는 아역 배우 친구를 위해 기획사와 콜라보 영상을 올렸다가 자기도 모르게 노이즈 마케팅에 이용당하기까지 한다. 스스로 의도하지 않은 일에 주찬이는 어디까지 책임을 져야 할까.

     

    시간 때우기용 취미 혹은 대박을 꿈꿀 만한 직업,

    혹은 무궁무진한 가능성

     

    유튜브가 졸졸 따라와은 본격 유튜버로 나선 초등학생이 겪는 다양한 상황을 그려 보여주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따뜻한 시선을 유지한다. 동영상을 제작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칭찬을 받는 일이 얼마나 즐겁고 행복한 일인지, 수줍고 평범한 어린이가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면서 들뜨는 일은 얼마나 자연스러운지, 동영상 채널을 운영하면서 불특정 다수의 구독자와 소통을 하는 것은 어린이 유튜버에게 얼마나 큰 의미를 갖는지 등등 짚어볼 대목들이 많다. 컴퓨터 모니터 너머의 영상은 어디까지 진실이고 어디부터 꾸며낸 일일까? 가벼운 동영상 제작에도 윤리적 태도가 필요한 것일까? 유튜브를 우습게 보지 마시라, 거기에는 한 어린이의 땀과 눈물, 인생이 담겨 있으니.

    주찬이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얼굴도 모르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칭찬과 격려를 받고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키워 나간다. 남다른 재능과 집중력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동영상을 제공하고, 거기에서 자존감을 채워나가는 일은 좋은 일이다. 우리가 의미있고 즐겁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노동이나 학업 외의 쓸모 없이 집중할 만한 일이 필요하고, 어떤 분야든 몰입할 수 있는 취미와 관심사가 있다는 것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든 권장할 만한 일인 것이다. 더구나 새로운 세대에게는 새로운 삶의 방식이 있다. 어른들이 인터넷 플랫폼의 부작용과 의심스러운 구석에 주목할 때 어린이들은 가능성을 알아보고 자기 것으로 만들어나갈 수 있다. 그래도 미심쩍다고? 그렇다면 옆에서 다정하게 지켜봐 주면 된다. 주찬이가 유튜브 때문에 좌충우돌 문제에 부딪히고 힘들어할 때 엄마와 담임선생님처럼 좋은 어른들이 슬쩍 거들어준 것처럼.

    유튜브가 졸졸 따라와은 유튜버에 대한 어린이들의 높은 관심을 눈여겨보되 단순히 흥미 있는 소재를 끌어오는 데 머무르지 않는다. 주찬이가 유튜브를 통해 겪는 희로애락을 솔직히 드러내주고, 유튜버 초등 한 끼의 진짜 삶에 대해서도 균형 있는 시선을 보낸다. 주찬이에게 유튜버는 단순히 장래희망에 써넣거나 대박을 꿈꾸는 직업이 아니라 스스로를 표현하고 다른 사람들과 만나는 삶의 방식이다. 유튜브 댓글을 통해 소식이 끊긴 아빠를 떠올리기도 하고, 가족이나 친구들의 관심을 확인하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반성의 계기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유튜버 초등 한 끼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알 수 없다. 주찬이는 계속해서 유튜버가 되기를 꿈꿀 수도 있고, 다른 취미와 관심사를 갖게 되어 동영상 제작에 시큰둥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주찬이의 어린 시절 어느 한 귀퉁이가 유튜브로 가득했으며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깨닫고 배웠다는 것만은 변함없을 것이다.

    유튜브가 졸졸 따라와은 유튜버가 되고 싶은 어린이, 유튜버가 되고 싶은 어린이가 궁금한 어른들, 동영상 공유 플랫폼이 대체 뭐길래? 하고 의아한 모든 이들에게 권할 만한 책이다. 다 읽고 나면 짧게나마 동영상을 제작해 보고 싶을지도 모르니 주의, 혹은 준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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